미소녀 게임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유노다.
고전 게임, 도트 그래픽과 16비트 사운드에 집착하는 나 같은 유저는 언젠가는 이 게임에 도달하게 될 거다.
사실 알고보면 이 게임은 미완성작에 가깝고 사소한 단점들이 있어서 완벽한 게임이라고는 볼 수 없지만, 미소녀 게임-에로게-한정으로 누구도 이 게임 이상 가는 물건을 만들어 낸 적이 없다.
세계관, 스토리, 캐릭터, 연출, 그래픽, 사운드, 독특한 인터페이스와 세계관의 결합과 같은 유니크함 등...
이 모든 게 잘 맞물려 굴러가면서 이 게임 특유의 분위기를 잘 살려내는데 한번 시작하면 몰입도가 강해서 며칠간은 푹 빠져있게 될 정도다.
음악에 정말 공을 들인 티가 나는데 음악 자체도 좋지만 음악 및 효과음을 아주 적절하게 잘 사용하고 플레이어가 이입하게끔 연출을 잘 해냈다. 음악 외에도 모든 것을 하나하나 계산하면서 꼼꼼하게 연출하려고 노력한 흔적들이 곳곳에 보인다.
에로게라고 해도 어떤 게임들은 H씬이 몰입도를 깨뜨리거나 차라리 H씬이 없는 게 더 나은 게임들이 있다. 그런데 이 게임은 이것도 자연스럽게 해 냈다. 이건 참 웃기는 부분인데 에로게라고 해도 포르노 기능을 하지만 게임이라는 매체를 선택한 이상 종합예술적인 기획과 연출력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영 좋은 평가를 받기가 힘들기 때문에, 포르노이면서도 게임성을 갖추려고 노력한다.
또 그렇게 해야만 하는 건 에로게의 게임 인터페이스가 너무나 단순하고 원시적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게임의 기술이 뒤떨어져서 재미가 반감되는 부분을 스토리와 음악 분위기 등으로 연출해내야만 게임이라고 내놓을 수 있는 것이다. 이런 특수성 때문에 애자매 같은 게임들은 오랫동안 쓰레기 취급을 받아왔다.
'이건 어차피 포르노인데 스토리나 음악이 뭐가 중요하느냐' 라는 말이 이쪽에서는 통하지 않는 거다.
당연히 미연시 혹은 에로게 장르로 분류되지만 엔딩까지 플레이 하고나면 이 게임을 미연시라고 부르는 것도 맞지 않고, 에로게라고 부르는 것은 더더욱 어울리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된다. 차라리 어드벤처 게임이라고 하는 게 맞을지도 모르겠지만 이 게임에 붙이기엔 그것 또한 너무 평범한 이름이다. 그냥 미소녀가 여럿 등장하는 게임이니까 미소녀 게임이라고 부르는 게 제일 적절할 것 같다. 이 게임은 동급생처럼 연애를 하는 게 목적인 것도 아니고, H씬을 보는 게 목적인 것도 아니니까.
유노는 이런 류의 게임에 플레이어가 원하는 이런 저런 것들보다 훨씬 더 수준높은 무언가를 보여주었다.
아직까지 이 게임이 최고의 게임 중 하나로 회자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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